생생캐스트

  • 디아볼라는 ‘널 차지해 버리겠다’는 듯, 섹시한 여인을 닮은 빨강이다. 매콤한 초리소마저 붉은 유혹일진대, 무심하게 흩뿌린 올리브까지 매력적인 이 핏짜 앞에 목구멍을 닫을 자 그 누구인가. 얇은 핏짜는 장점이 많다. 토핑을 최소화한 대신 그 고유의 맛 하나하나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. 절제를 아는 도우는 바스락, 잠자던 미각을 깨운다.
  • 지금껏 여행지에서 먹은 음식 중, 생을 마감하기 전 꼭 다시 먹고 싶은 게 있으신지? 필자는 자다가도 생각나 침으로 베개를 적시는 음식이 있다. 거창한 음식은 아니다. 현지인들과 섞여 거리 바닥에서 먹은 샌드위치 한 입과 쌀국수 한 젓갈이다. 지금도 그 맛과 향, 공기의 질감까지 생생하다.
  • 보기만 해도 바삭할 것 같은 표면 아래 혀만 대면 녹을 듯한 속살이 모습을 드러낸다. 이제 이 신비로운 창조물을 내 안에 모셔올 일만 남았다. 아, 이건 정말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맛이다. 겉은 바삭바삭, 안은 촉촉하게 부드럽다. 츤데레 같은 친구랄까. 흔히 족발을 먹기 시작하면 찾아오는 느끼함이 이 슈바인학센엔 없다. 바삭한 식감이 느끼함을 멀리 쫓아보내기 때문이다.
  • 몇 주 전, 대전에 있는 지인을 만나러 갔다가 양장피를 대접받았다. 대전에 양장피로 유명한 ‘봉봉원’에서 공수해 온 것이었는데, 줄 서서 먹을 정도라더라. 특이했던 것은 전분으로 만든 피가 적게 들어가고 그 외 채소나 오징어 등의 재료를 듬뿍 넣었다는 점이다. 그리고 마지막엔 국물에 면사리를 넣어 비벼 먹는다. 봉봉원의 양장피는 정통 양장피라기보단 냉채 느낌의 가벼운 식감이 매력인 듯했다.